2013년 12월 30일 아침.

 

 

전날 마신 커피가 확실히 진하긴 했는지 밤잠을 조금 설쳤지만 그래도 늦잠자도 되는 휴일이니까^^

 

정말 게스트하우스 조식만 부랴부랴 챙겨먹고 10시경에 방을 나왔다.(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쫓겨났다는 표현이 더 맞겠구나.ㅠㅠ)

 

마음같아서는 게스트하우스 2층 침대에서 하루종일 뒹굴면서 책이나 뒤적뒤적 게으름 부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자리를 떴고... 딱히 갈 곳은 없다.

 

멀리 가긴 귀찮은 날이고, 아무것도 안하긴 그래서 근처 카페 열린 곳에서 한가하게 책 읽을 생각으로 한권 챙겨서 나왔는데 이런...최마담네 빵다방도, 뜨레비양도, 꽃피자도 오픈 시간이 아직 한시간이나 남았구나.

 

뭔가 좀 더 걸으라는 계시 같기도 하고 해서 근처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주위 꼬맹이들이 식물원보다 더 환장하는 동물체험장.ㅎㅎㅎ

전부 가족들뿐이라 롯데월드에 혼자 놀러온 모쏠 같아서 잠시 멈칫;;;

 

 


 

 



돈이 많아도 어려운 건 어려운 것. 간송미술관도 에디슨참소리박물관도 그런 의미에서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dslr 오글오글 인증샷.

아직 매뉴얼 숙지도 못한 게 어디서 이딴 걸 배워가지고.ㅋㅋㅋ

심지어 저거 찍을 때까지만 해도 류선생님이 가르쳐 주시기 전이라서 동영상 촬영도 한번 안해본 심각한 상태였다는......ㅠㅠㅠㅠㅠㅠ

 



협재굴 안의 신기한 모자상

삼척 살 때 뻔질나게 봤던 삼척굴 대금굴 생각나네...^^ 용암동굴이 우리나라에 많이 없어서 그런지 석회동굴 만큼 신기한 형체는 많지는 않았지만 저 모자상 하나만큼은 사람이 만든 조형작품같다.

 

 

 

 










71년도 개관 후 매년마다 한 기씩 공원에 갖다놓는 듯하다.

정말이지 귀여운 돌할애비들

 


최마담네 빵다방이 열려있기에

 



여기 주력 메뉴인 듯한 커피와 시나몬롤은 안시키고 얼그레이와 에그타르트를 시키니 후추쿠키가 딸려 나온다. 갓 구운 에그타르트 따끈따끈 바삭하고 쫄깃하고 맛있다.ㅠㅠ 이걸로 세시간 걸어서 고픈 배를 달랠 수 있길.^^

 



드디어 꺼낸 첫번째 책(이 거의 제대로 읽은 마지막 책이 될 줄은 이땐 몰랐다.ㅠㅠ)

 

김윤식 대감이 을미사변 후폭풍으로 제주섬으로 귀양가는 첫장면이 무진장 신고스럽다. 송파 나루에 배 띄운 뒤부터 목포에 도착해서 거지꼴이 되어가는 장면하며 겨우 제주행 배를 타고 다도해를 건너 물살 험한 제주 앞바다에서 표류를 면하고 정박하는 장면이 실감나게 펼쳐진다.

불과 110년 전 일이다. 제아무리 권세 높은 김대감도 제주섬 한번 오려면 거지보다 못한 꼴을 겪었는데 지금 여기는 개나 소나 나같은 인간이나 중국인이나 비행기 한번 뜨면 한 시간만에 오는 만만한 섬이 되었다.

우리 부모님은 신혼여행 때도 못가본 제주도...나는 답사니 힐링이니 요사스러운 핑계로 포장하면서 나름 호화판 여행을 하고 있으니 나는 행복한 걸까, 아니면 지나치게 호사스러운 걸까.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초반에 비중있게 그려지는 김대감이 아니다. 민당을 일으켜 살길을 도모하는 제주섬 백성들이 처한 가난의 고통이 이 소설의 존재 이유다. 제주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런 소설을 못 쓰겠지. 제주마와 전복을 진상하기 위해 별별 고초를 겪으며 천혜의 땅이라는 곳에서 천형처럼 살아가는 그 때의 제주 사람들.

 

지금도 돌아다니다 보면 사실 때깔 좋은 사람들은 외지인일 확률이 더 높은듯...돈 많은 외지인(이제는 중국인까지 가세했다던가...)들이 땅사고 집짓고 제주를 헤집어 놓지만 버스에서 만나는 꼬깃꼬깃한 천원지폐를 들이미는 오일장 가는 할머니와 제주어와 표준어를 능수능란하게 섞어 쓰는 버스 기사 아저씨, 한림읍내 한바퀴 돌며 만난 어묵파는 할아버지, 읍내 유일한 네일샵 안에서 만난 시장 통닭을 맛있게 집어먹던 아줌마 무리는 그런 제주여행 붐으로 돈을 버는 것과는 그닥 관련이 없어 보였다.

 

제주여행 붐이 계속될지, 아니면 언젠가는 꺼질지 앞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 붐을 타고 입도한 나같은 사람이라도 한두번의 제주'관광'으로는 접하기 힘든 진짜 제주를 조금씩은 알아가는 것같아서 갈수록 여행이 재미있어지고 있다.

 

 

 

 

 

아무튼 빵다방에서 귀양다리 입도 장면까지 잘 읽고 나왔다.

게스트하우스 체크인 시간 조금 넘어서 침대로 다시 들어왔다. 이런 여행 진짜 좋아.ㅠㅠㅠ 학교에서 티타임 한번 없이 쉬는 시간 10분도 시간표 바꾸느라 허덕대던 일상에서 벗어나서 이런 낭만적인 여행자 모드라니.ㅠㅠㅠ

 

돌아와서 침대에서 잠깐 <서른 잔치는 끝났다> 이제는 서른 넘은지 아주 오래된 최영미 시인의 위로를 느끼며 한 시간 동안 스르르 낮꿀잠에 빠져 들었다...




 

한림공원 나서기 전 오늘 아침, 맞은편 1층 침대에 새침해보이는 룸메 한명이 지도를 펴들고 깨알같이 적고 있었다. 제주도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어떤 날은 혼자서 힐링하고 어떤 날은 친구 차에 얹혀서 여행하는 중이란다. 내가 지도 뒤편을 보니 꼭 직접 그린 것같아서 말을 걸었더니 새침한 표정이 누그러지고 애기같이 웃으면서 책자에 딸려나온 지도에다 메모하는 중이란다.

아침에 가까운 최마담네 빵다방이랑 한림공원이 유명하다고 이야기해줬는데 저녁에 방에서 다시 만났더니 자기도 빵다방 나랑 시간차를 두고 갔다 왔다고 한다.

 

 


 

나랑 두 살 차이, 이틀 후면 서른이 된다는 손지홍.

12월 협재에서 만난 스쳐지나는 소중한 인연.

 

 

 

참고로 안경쓴 이 귀여운 서른살 여자 이고명. 11월 플래닛 게스트하우스 세면대에서 어색하게 인사한 후 모살에서 또 만나서 내가 시킨 수제소시지 안주랑 그녀가 시킨 만두국을 서로 나눠먹고 하룻밤 절친이 된 소녀같은 여자.ㅎㅎㅎ

제주여행 중에 정엽의 푸른밤 사연 소개됐다고 엄청 기뻐하던 고명이를 모살에서 한잔 먹이고, 뜨레비양 가서 와인 한잔 또 마시고, 또 모살로 와서 맥주를 더 마시던 11월의 소중한 인연.

 

 

 

 

아무튼 지홍이가 게스트하우스 치맥파티에 오늘은 못갈것 같다기에 나가서 한 잔하자고 한번 떠봤더니 생각외로 시원하게 오케이를 해버린 그녀.

짝짜꿍 맞아서 둘째날 밤 모살로 와서 같이 생맥을 마셨다.

직업은 디자이너. 직장을 연말에 그만두고 새 직장 출근하기 전에 짬을 내서 5박6일간 여행 왔다는데 서른을 목전에 두고 직장과 연애가 모두 마무리가 되는 바람에 무척 마음 심란한 듯했다. 모살에서 결국은 힘들었던 얘기 꺼내다가 지홍이 울었다. 나도 괜히 울컥하고. 손님이 많아져서 자리 이동을 하다가 결국은 어둑한 이곳 연인석에 오니 나도 괜히 감정이입이 돼서 손을 꼭 잡아주고 힘 불어넣어 주고.

 

그리고 11시에 지홍이 간 다음에는 나혼자 여기서 기네스와 레페로 조금 더 달렸다.

집떠나 처음 맛본 맥주.

지난번 11월에 에릭클랩튼의 'Layla' 좋아한다고 한 번 더 들려달라고 한 걸 귀신같이 기억한(혹시 사장님도 기억 못하고 그냥 좋아서 튼건...?) 사장님이 그 곡을 틀어주었고...난 지홍이랑 울다가 음악듣고 웃다가...협재의 둘째날이 모살에서 그렇게 갔다.

 

Posted by mugadang

1박 2일의 경주 워크숍에서 돌아오고, 28일 밤을 고등학교 친구들과 상남동 불토로 장식한 후에, 아무리 안 그러고 싶어도 폭주할 수 밖에 없는 연말이라 조금 눈치가 보여서 집에다가 했던 거짓말은,

 

엄마, 6박 7일로 순천 선암사 템플스테이하러가요

 

 

이봐...선암사는 봄에 가서 매화와 산수유 꽃구경 하러 가는게 제일 나을거야. 저 상황에서 템플스테이라는 변명거리를 떠올리는 것도 모자라서 경상도 주민이 쉽게 찾아가지는 않을 선암사라니...이정도면 완전 범죄 되시겠어. 아니 그보다 이제는 독거노인 될 셋방이라도 알아보고 독립하는 게 나을 나이...

 

 

 

 

 

 

 

제주항공 7F 석이었던가...김해공항에서 뜬 직후에 왼쪽으로 급선회를 하는데 익숙한 김해 시가지와 평야...용원 안골 진해 시가지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서 안민터널 옆 우리 아파트까지 눈 크게 뜨고 찾고야 말았다. (촌년아.ㅠㅠ)

 

이 연말에 남친 버리고(영성씨 미안...) 혼자서 떠나는 건 왜 이다지도 설렐까?

 

 

일주일 재충전이 끝난 지금에야 조금은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지만 늦가을 거쳐 초겨울까지 항상 이맘때 제일 찌들어 산다. 봄에는 시작이라 힘들어도 내색하지는 않지만 가을은 익어가는 것보다 곪아가는 것이 더 많은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했다.

 

11월에는 추사유배지,백조일손묘역,알뜨르비행장,대정향교 등 짧은 주말 안에 대정읍 한 군데를 최대한 걸으면서 답사 모드로 꾸려갔지만 이제는 다 포기. 책만 여덟권이다.

이거 다 읽고 협재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해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자.

 

노란색 노무현재단 레어템 수첩에다 깨알같이 명상의 기록을 일지로 싹 다 남기고 작년을 반성하는 거다.

 

사실 뜯어보면 이쁜 구석밖에 없는 우리 애들한테 일 핑계 대면서 꾸준히 못 챙겨줬던 못난 담임으로서도 반성하고, 일에 지친다고 칭얼칭얼대던 직장인으로서도 반성하고, 옆사람들 못챙겨주고 식구들한테도 무심한 못난 딸래미로서도 반성 좀 하고...명상할 게 좀 많은가?ㅠㅠ

 

(돌아올 때는 일곱권으로 줄었다. 서른을 맞은 게스트하우스 메이트 지홍이를 위해서...^^)

 

 


 

 

책 옆으로 깨알같이 보이는 첫날 마신 모살 바리스타의 테이크 아웃 드립커피...(케냐AA 였나, 아니면 예가체프였던가...기억이 가물...)

 

 

 

 

 

 

 

나름대로 제주 테마에 맞춰서 골라온 것들이지만 답사용 힐링용 허세용 찬란한 구색 맞추기.ㅠㅠ결국 싸돌아 다니기 바빠서 드문드문 조금씩만 손댔다.

 

(하지만 역시 무겁긴 해도 이번에 현기영 소설이자 영화 이재수의 난 원작인 <변방에 우짖는 새>와 유홍준답사기 제주편을 골라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비행기는 5시에 출발했지만 공항에서 캐리어 하나 짐가방 하나씩 피난민 모드로 도착해서 제주 구도심을 한바퀴 도는 시내버스를 타고 겨우 서일주 버스로 갈아탄지라 일요일 저녁 8시가 넘어서야 협재리 버스정류장에 기진맥진해서 도착했다.

 

 

 '템플스테이' 가는 나를 배려해서 식구들이 오리찜을 늦은 점심으로 먹이고 보낸 것만 믿다가 저녁 식사를 놓치고 털래털래 양손에 두 짐을 힘겹게 들고 걸어가는데 밝게 켜진 협재의 단골 카페 모살의 하얀 조명이 추운 겨울밤 공복의 위를 혹사할 듯한 커피 브레이크를 걸어버렸다.

 

 

 

 

 

 

 

모살...

 

캄캄한 8시 겨울 밤에도 지붕은 샛노란 모랫빛으로 빛나는 가게다.

 

제주 시골동네 지붕은 약속이나 한 듯 파랑 혹은 초록을 고집스럽게 고수한다. 모르는 육지것들에게는 이국적인 그 풍경도 물론 좋지만...

 

청록지붕들 틈에 끼어있는 노란 지붕은 낮에도 독특하지만 밤에는 이곳 협재 앞바다에서 고려시대에 갑자기 솟았다는 전설 속의 비양도처럼 주변과 독립된 하나의 행성같은 느낌을 준다.

나같은 맥주 킬러들의 행성... (그러고보니 플래닛 게스트하우스도 행성이군)

 

 

노란 슬레이트 지붕 오른편 기네스 간판에 조명이 하얗게 켜질 때면 난 사실 커피가 아니라 맥주가 미친듯이 고파지기 시작한다.

 

 

협재 삼거리 대로변 아늑하게 들어선 이곳의 문턱을 넘기 전 왼편 제주식 돌담을 사뿐히 가분히 깎아 얹어 놓은 불켜진 하얀 직육면체의 간판은 한적한 시골이면서 동시에 전국에서 여름에 가장 핫한 관광지 중 하나라는 협재의 양면성과 묘하게 닮아있다.

 

 

주변 건물인 시골 민가와의 조화를 깨뜨리지 않을 만큼 소박하면서도 갤러리 안에서 고상하게 몇십 평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미니멀한 오브제 느낌도 난다.

 

 

카페의 내부구조도 마음에 들지만 나는 9월 보름달 뜬 밤에 본 흰 모살 간판에 처음 홀리듯 이 가게로 들어온 것같다. 아 물론 나같은 술쟁이를 알아본 사장님의 호객도 한 몫 했지만...ㅎㅎㅎ

 

 

소박하면서도 세련되기는 정말 어렵다. 어설픈 감각으로는 백이면 싹 다 전멸이다. 어쩌면 타고난 자들만이 이걸 가질 수 있을 지도...소박하려고 들면 촌스럽기 쉽고 세련을 원할 때는 오버하기 일쑤다.

 

 

전국 어디를 가도 인테리어 으리으리한 커피숍, 술집들이 동네마다 포진한 지루한 시대에 두 남자 사장님들의 안목이 세련된 탓인지 이곳은 시골 출신이라면 익숙한 '동네 할머니 운영하시는 시골 점빵' 건물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정체성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셋째날 같이 모살로 오셔서 차 한잔 하고 가신 해군기지 건축 책임자인 모 선생 말에 따르면 - 난 전혀 안 보이는 부분이 집 짓는 분들한테는 보이나 보다 - 골조가 옛날식 슈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12월 모살 바로 옆 건물은 가정집은 아닌 듯하고 곧 영업할 것같은 상가 건물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부수고 새로 지으면서 얻는 도회적 세련됨도 협재에 많아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건 굳이 협재가 아니어도 어디든 때려 부순 다음 똑같이 지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인공의 느낌이다.

 

이 가게는 협재의 과거를 말하는 동시에 지금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똑같은 기네스 병맥이라도 작년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창원 단골 재즈클럽의 기네스 생맥보다 더 극적인 맛을 전해주는 가게이다.

어쩌면 그런 부분은 주인의 운영 철학이랑도 맞닿아 있는 걸 수도 있겠다.

 

 

해변가 관광지의 세련된 칵테일 바이면서도,

 

어떤 날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맞은 편 침대 쓰다가 눈 맞은 동성 친구들끼리 급친해져서 생맥 한잔에 수다 떨기에도 안성 맞춤이고(11월 플래닛 식구인 고명이를 모살에서 만났을 때 내가 너무 친한척했던지 지켜보시던 사장님이 작업 걸지말라는 농을 던지기도...),

또 어떤 날에는 동네 주점 투다리를 연상케 하는^^; 지역 주민들의 사람냄새 나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마저 난다.

 

 

 

협재리 할머니 한 분이 수줍게 들어오셔서 차 한잔 하고 가시는 모습이 일주일 간 이 가게에서 저녁 시간 내내 있으면서 본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난 여기서 기네스를 서슴없이 까는 대책 없는 여자다.ㅠㅠㅠㅠㅠ

 

 

 

 

 

 


 

협재리에서 명월리 가는 쪽 삼거리 맛나라는 아담한 식당 길 건너편

 


 

 

한 잔 하기 딱 좋은 초저녁, 카페 모살에 조명이 들어오면 찬바람 맞으며 해변가 산책을 하다가도 왠지 마음이 바빠집니다.

 

( 비터스윗 블로그 주인장님 죄송...혹시 보고 불쾌하시면 바로 이 사진 삭제들어갑니다. 이 가게에서는 매일 혼자서 맥주를 들이키기 바빠서 지금 와서 보니 전경 사진 제대로 찍어준 게 없구나...

집에 도착해서 후회막급이라 어렵사리 모살 주인장께 사진 부탁을 좀 했으나 완전 도도한 사장님 '없어요' 단 한마디.ㅋㅋ 여기는 두 남자들의 가게지만 동물에 비유하자면 암코양이 같은 도도한 주인장들의 매력이 '쏴라있는' 가게임.)

 

 

 



 

 

12월, 겨울 모살의 낮시간 생얼. 여기 창가 자리에 앉아서 맞은편 풍경을 바라보면 통유리로 협재 비치를 감상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임용공부 시작한 후로 8년간 얼어붙었던 시가 비록 유치하지만 크리스천이 방언 터지듯(?) 쏟아지는 느낌이다.

 



 

모살 내부 홀 너머 보이는 주방과 이곳 사운드를 책임지는 하만카돈 진공관형 스피커...(진짜 집에다 들여놓고 싶을 정도다...)

 

 

 

 

 

 

협재에서 나의 9월달 보금자리는 쫄깃이었고, 11월에는 플래닛이었다.

 

이번에는 무려 6일 연속을 협재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일찍부터 결정하고 미리 입금 완료. 앞의 두 곳보다 가격도 저렴한 것이 일주일 여행자로서는 아주 매력적이었다.

 

협재의 다른 곳보다 왠지 눈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는 듯한 캐주얼한 분위기라는 느낌이 협재게하 네이버 카페에서 느낀 부분이었고,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단지 일주일 내내 게하에서 여는 치맥파티를 한번도 안 간 것이(모살에서 노느라 못 간 거라고 해야겠지;;;)

 

성격좋고 털털한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들에게 미안할 뿐...

 

 



 

 

만으로 서른, 이 밤이 지나면  나이 서른 둘...

 

 

 


 

 

창문 너머로 협재 해변이 넘쳐 흐른다. 눈 뜨면 여기서 마실 나갈 준비를 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황홀했다.

 

아침은 아침대로 하늘빛 쪽빛 에메랄드빛이 넘쳐 흐르고, 저녁에는 금능쪽으로 해가 금빛으로 넘어가는데,

 

그래 어쩌면 나는 제주보다는 협재를, 협재 일몰과 협재 아침바다를 또 보기 위해서 여기로 온거라는 느낌...

 

Posted by mugadang

 

이 글을 쓰기 하루 전만 하더라도 나는 내가 근 7년만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다시 꺼내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2007년의 유치한 일상 포스팅 다음으로도 몇몇 비공개 게시물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렇게 장기간 팽개쳐 둔 블로그를 다시 쓰게 된 이유는,

7박 8일의 이번 제주 여행이 만 서른 해(아...이젠 진짜 우리나이가 싫어진다-_-) 남짓 살아오면서 인생의 쉼표를 찍는 느낌으로 시간을 쪼개어 낸 것이기도 했고, 8일을 돌이켜보니 이건 쉼표 수준이 아니라 아예 방점을 찍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고, 수많은 느낌표의 순간들이 존재하는 짜릿함이 항상 같이했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끝이 아닐 것이다.

 

서른 한해 동안 나는 제주를 다섯 번 갔다.

2000년의 수학여행,

2011년 삼척 시절, 여름의 3박 4일 남친과의 여름휴가

그리고 2013년 9월 추석 연휴 4박 5일의 귀려와 함께한 여행

2013년 11월 중순 주말을 쪼개서 감행한 꽉 채운 2박 3일의 추사유배길 여행

그리고 이번 연말-연초로 이어지는 7박 8일의 여행

- 한림공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남쪽 나라 나무들.

 

텀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첫번째에서 두번째 여행까지는 무려 11년의 세월이 걸렸지만, 2년으로, 급기야 한 달 단위까지.

여행은 중독이라고, 그래서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어 하는 나 같은 사람은 시작을 말았어야 옳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칠듯이 바쁘거나 그렇지 않은 약간의 시간에는 더 미칠듯이 괴로운 연말의 나날을 벗어나고 싶었다. 방학식 끝나고 경주 워크숍 내내 내 마음은 제주도에 가 있었다. 문무왕릉 옆으로 사납게 치던 동해안의 야성보다 더 두근거리는 제주의, 특히 협재의 겨울바다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경주에서 돌아오자 마자 바로 짐을 꾸려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탔다.

이번 여행의 베이스캠프였던 협재에서 매일밤 빠지지 않고 들렀던 협재 카페 '모살'(혹은 주점? Pub이 사실상 맞겠다-이 카페 이야긴 다음번에 더 하기로) 에서 나는 나같은 사람은 한 번 바람을 불어 넣으면 몇날 며칠을 놔두고 있어야 바람이 빠질락 말락하는 꽉 조인 풍선같은 인간임을 느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를 설명하는 딱 알맞은 시를 하나 찾고 기네스에 취하고 허세에 도취돼서 눈물을 그렁그렁거리며, 킥킥 웃므며 시를 읽었다. 그리고 수첩에 옮겨 적었다.

 

개  /  도종환 

 

  저녁 무렵 어둑어둑해지는 골목길

  개는 쏜살같이 달려간다

  주인은 쫓아가다 말고

  발을 구르며 소리소리 친다

 

  내 속에도

  저런 짐승 한 마리 있다

  끈이 풀리면 휑하니 달려나가

  어두운 공기 속을

  미친 듯이 쏘다니다 돌아와야

  맺힌 데가 풀리는

 

  짐승,

  짐승으로 돌아가

  야생의 풀냄새에 코를 처박고 갈기털을 흔들고 싶은 날이 있다 가축으로 살기 이전에 맡았던 흙의 향기 그 숫된 향기가 흘러나오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쏜살같이 질주하고 싶은 날이 있다 황음의 골짜기를 누비고 다니던 날처럼 네발로 달려가고 싶다 목뼈에서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빗방울의 난타에 젖으며 척박한 데를 쏘다니고 싶다

 

   말없이 개밥그릇 옆에 턱을 고이고 땅바닥에 배를 깔고 있다가 밥그릇을 발로 차고 문을 뛰쳐나가고 싶은 날이 있다 초원의 짐승이 되어 달려가고 싶은 날 천둥치는 자유의 들 끝에 서 있고 싶은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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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문을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종류의 인간인 것같다.

Posted by mugadang

segunda piel

2007. 12. 13. 02:04
받았노라. 드디어 보았노라.

한달 전부터 푹 빠져 지냈던 조르디 몰라의 필름을 미친 듯 프루나에서 받고 있다.
그리고 이건 첫번째 다운로드 완료 작품인 segunda piel.
네이버 블로그를 뒤지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하나 만나기는 했는데
좀 더 캡쳐를 해서 즐겨야 할 필요ㅡ,.ㅡ;;가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오늘 익힌 캡쳐를 써먹고 있다.

알고보니 감사하게도(!) 조르디 몰라는 게이 필름을 두 개나 찍었던 거다.
second skin 이라는 의미의 'segunda piel', 그리고 부담스럽게 긴 제목의 'perdona bonita pero lucas me queria a mi'  두 편이다.

아직 '페르도나 보니타...'는 보지 못했지만 'segunda piel' 에서의 조르디 몰라의 유부남 게이 연기는 너무너무 호롤로 그 자체여서 무척 기대된다.

대강 인터넷을 뒤져서 줄거리는 미리 알고 있었는데 막상 받고 보니 자막 없이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영어도 못하고 국어로도 아직 먹고 살지 못하는 주제에 느닷없이 에스파뇰이 배우고 싶어지게 하는 팬질이다;;;

조르디 몰라가 분한 알베르토는 유부남이다. 토끼같은 아들이 있고 예쁜 아내가 있는, 비행기 설계 제작 정도의 전문직 종사자(자막이 없어서 눈치껏...)로 겉으로는 정말 평범한 스트레이트 남성이지만 사실 이 사람은 게이다. 그리고 외과 의사로 보이는 애인 디에고와 종종 밀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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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두사람이 밀회하는 장면...알베르토가 가죽 점퍼를 벗어던지고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듯, 애인과 포옹하는 장면...으윽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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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에 찍은 영화라서 30대 초중반 한참 미청년이던 조르디 몰라의 모습에 가슴이 콩닥콩닥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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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게이 섹스신을 리얼하게 소화해 낸 두 사람.
(유튜브에 가면 영화 속 두 사람의 므흣한 장면들을 편집해서 올려놓은 영상 댓글에 누군가가 "베스트 게이 섹스 씬!!!" 이라고 느낌표를 마구마구 주었더라;;;)
디에고로 분한 스페인 국민배우 하비에르 바뎀은 지금 페넬로페 크루즈와 연인 사이인 이성애자이고 조르디 몰라 역시 이성애자인데 게다가 둘은 90년대 초반 하몽하몽을 같이 찍으면서 친해진 친구 사이다. 그 사실을 상기할 때마다 둘의 섹스연기를 보면 배우라는 직업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ㅎ

더 호로호로 호롤로한 장면들이 펼쳐지지만 자체 심의...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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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는 외도 사실과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인과 마찰을 일으키고 갈등한다. 그러나 안정된 가정과 대외적인 이성애자로서의 삶, 정체성과 본능에 충실한 디에고와의 사랑 둘 사이에서 우유부단하게 선택을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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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빛...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부인과 살아가는 남자의 눈빛인 동시에 내가 조르디 몰라를 보고 반한 마르티나에서의 그 눈빛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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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영화평에서 그렇게 얘기한 걸 본 것 같다.
알베르토는 몸만 큰 아기 같다고. 자기가 주체적으로 모든 걸 계획하고 선택한 삶이 아니라 그저 흐르는 대로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고, 디에고와의 인연을 받아들인 그런 수동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결단을 내릴 순간에 어느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 우왕좌왕한다는 게 요지였던 것 같은데...
이 장면, 디에고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크게 화를 내는(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ㅡ.ㅜ) 저 모습은 분명 다 큰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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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화를 내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어이없게도 교통사고로 죽는 알베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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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어이없이 세상을 뜨고 난 다음 알베르토의 부인과 디에고가 만난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같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엔딩.


왜 죽였을까? 알베르토를?
아들의 생일에도 다른 남자와 정사를 하느라 파티에 늦어버린 무심한 남자긴 해도,
어느 한 쪽도 시원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부인을 미치게 하는 남편이긴 해도,
알베르토가 처한 특수한 상황-동성애 라는- 때문이어서 그런지 그에게 동정과 연민이 앞선다. 사실 그 '특수한' 상황만 제거한다면 도처에 널린 불륜 이야기, 불륜하다가 잘 뒈진 놈 얘기일 텐데 그가 디에고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행복하게 웃던 그 표정을 생각하니 '그래도 불쌍한 알베르토'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를 보고 다 큰 아기 같다고 말한 사람도 분명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뭐 일단 대사를 하나도 못 알아 먹으니 더 깊은 통찰은 무리일테고(알아 먹어도 통찰이 될는지 몰라도;) 난 조르디의 호롤로 게이 자태와 머리를 짧게 잘라 마치 브래드 피트 같은 그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황공할 따름...

'buena estrella' 도 봤는데 그건 다음에 쓰기로 하고...
그 다음엔 perdona bonita pero lucas me queria a mi
nadie conoce a nadie
historias del kronen
no somos nadie
털스루퍼의 가방(모아브 이야기)

이건 다운 완료 순서니까 대충 이 순서대로 쓰게 될 듯...

그리고 시간 나면 내가 조르디를 처음 보고 푹 빠지게 된 마르티나(son de mar)도 올려야겠다.

지금 되는 대로 포스팅 해 놔야지 나중에 후회를 덜 할 것 같다. 아무래도...
Posted by mugadang

코드표

2007. 12.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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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gadang

점심 때 오빠가 전화해서 묻기를 "뭐해?"

"인터넷"

몇 시간 후에 또 전화와서 묻기를 "지금은 뭐해?"

"인...터넷-_-;;"

학원 구하는 건 이번 주까지는 보류.
운동을 좀 해야 쓰겠는데 하루에 20km는 너무 무린가?
하지만 그걸 채우지 못할 바에야 안하고 만다.

오늘은 alan parsons project 전집을 다운 받았고,
조르디 몰라의 영화 세 편을 하루 죙일 다운받고 있으며,
빨래를 좀 널었고,
점심으로 수육을 삶아 먹었고;;;;
기타연습을 쬐금 하고
용이랑 놀았다.

윗지방으로 올라가서 오빠의 누나네 커플을 만나고, 온유 병문안 가기 전까진 당분간 이렇게 살 듯 하다.

빨리 열하일기를 읽고 18세기 지식인 어쩌구 하는 책 다읽고 갖다줘야 하는데,
이러다 하츠 아키코의 만화책처럼 읽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사태가 올 것 같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열하일기는 아지

이래저래 시간은 아까워 죽겠고,
시험을 못친 충격도 거의 가시고 있는데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느 하나를 딱 집어 끝내기가 너무 어렵다.

자 빨리 시작하자!!! 이러다 올해도 다 가겠다...ㅡ.ㅜ

Posted by mugadang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

확실히 이젠 철새들에게 주남저수지는 매력적인 장소가 아닌가 보다.
광활한 저수지에 드문드문 청둥오리들만 떠다니고

호숫가에는 나와 새려언니, 불륜남녀가 확실해 보이는 커플 세 쌍만 있었다.

아무래도 철새들이 주중에 습격하는 불륜남녀들이 싫어 안 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떤 아줌마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고(...이 흐리고 추운 겨울날)
어떤 아저씨는 부인한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을 법한 상기된 미소를 띠고 있었고
다른 아줌마는 까만색 롱부츠에 올블랙으로 늘씬하게 빼입고 연신 콧소리를 내며 다른 아저씨 팔짱을 끼며 거머리처럼 붙어 있었다.


그들 앞에서 생의 고민을(정확히는 생계에 대한 고민을) 잔뜩 안고 한숨 쉬며 저수지 앞에 당도한 우리라는 존재는 차라리 성스러운 젊음이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들에게도 성스러운 젊음이 없지는 않았을 테고
우리에게도 추잡한 중년은 남의 일이 아닐 게다.
Posted by mugadang

어거스트 러시

2007. 12. 7. 21:15
시험보기 전 그렇게나 벼르던 영화 넘버 원 '어거스트 러시' 드디어 봤다.
독서실에서 하루 종일 버틴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엘씨디 광고 모니터로 나오는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시험 사흘 전인 개봉일에 가서 볼까 진지하게 딱 한 번 고민해 봤을 정도로 입맛 당기는 영화였다.(그 와중에서도 외래어표기법상 영어의 음절말 sh는 쉬 가 아니라 시 로 표기해야지 저건 러쉬가 아니잖아 라고 매번 혼자서 중얼중얼했던 미친 나날들...)

그렇게 입맛을 다셨건만...

조나단 라이스 마이어스는 여전히 섹시했지만 영화는 그의 매력이 벨벳 골드마인에서처럼 폭발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은 만들어 주지 못한 채, 그냥 애아버지이자 한 때 락커였던 사나이 정도로 밖에 그려내지 못했고(하긴 주연이 아니니...ㅡ.ㅜ)

프레디 하이모어는 귀여웠지만 녀석의 천재성이 가는 곳마다 기적을 일으키는 장면은 옥련이가 화성돈에서 아버지를 만나는 것 이상으로 황당무계했고

음악영화라고 했지만 글쎄...

한가지 정말 좋았던 건 에반이 기타를 태핑하는 모습.

기타를 처음 만져보는 녀석이 앵벌이들의 거대한 아지트인 낡은 홀에서 그걸 눕혀 때리면서 음을 짚어가는 모습과 뻥 뚫린 높은 천정에서 아침 햇빛이 그 모습을 화안히 비추는 장면, 광장에서 지 애빈줄 모르고 지 자식인 줄 모르는 불쌍한 두 부자가 서로의 기타를 맞바꿔 연주하는 모습이 클라이막스에서 에반이 자신이 만든 랩소디를 연주하는 뉴욕필을 지휘하면서 아빠엄마와 조우하는 그 장면보다 나한테는 쪼~금 더 마음에 들었다.

애 엄마는 너무너무 내 눈에 매력이 없었으므로...(다크서클과 주름, 안어울리는 첼로 연주 흉내에 질려버렸다.당신은 조나단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 패스~

Posted by mug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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